[세계를 보다]‘나토 가입’ 불씨 키운 러시아…안보지형 바뀌는 유럽

2022-05-22 937



[앵커]
푸틴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건 결국 자승자박, 제 손으로 제 몸을 묶은 꼴이 될까요.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가입하려 한다 트집 잡았지만 오히려 주변 중립국들까지 나토 편에 서서 러시아와 맞서고 있습니다.

이 추세대로라면 유럽안보지형이 확 달라질 수 있습니다.

<세계를 보다> 김재혁 기자입니다.

[리포트]
[사울리 니니스퇴 / 핀란드 대통령]
"스웨덴과 핀란드가 함께 역사적인 발걸음을 내딛습니다."

[마그달레나 안데르손 / 스웨덴 총리]
"우리는 현재 변화된 안보 환경에 직면해 있습니다."

스웨덴과 핀란드의 70년 넘는 중립국 지위가 깨지는 순간입니다.

석 달 전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가 핵전쟁 가능성까지 언급하자 과감히 국가 안보 정책을 바꾼 겁니다.

핀란드는 1340km에 걸쳐 직접 러시아와 국경을 마주하고 있고, 스웨덴의 남쪽 발트해 고틀란트 섬에는 러시아 전투기 편대가 영공을 침범해 위협 비행을 하기도 했습니다.

페카 멧초 주한 핀란드 대사는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나토 가입은 국민들의 뜻임을 강조했습니다.

[페카 멧초 / 주한 핀란드 대사]
"국민들의 강력한 지지를 통해 결정한 겁니다. 달라진 안보 환경은 유럽 전반의 안보 정책에 대한 재검토를 요구합니다."

2차 세계대전 직후 구 소련에 맞서 설립된 나토, 현재 30개국이 가입해 있습니다.

핀란드, 스웨덴이 추가 되면 러시아 서쪽 국가 대부분이 포함됩니다.

탈냉전과 함께 무용론이 제기됐던 나토가 러시아의 폭주로 전환기를 맞았습니다.

[조 바이든 / 미국 대통령]
"나토의 필요성에 의심이 생기기도 했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그 어느 때보다 효과적인 동맹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가입 승인 조건인 '30개 회원국 만장일치'가 변수입니다.

쿠르드 무장단체를 테러 단체로 보는 터키는 이 무장단체에 은닉처를 제공한다며 핀란드와 스웨덴의 가입에 반기를 들었습니다.

[멜부트 카부소글루 / 터키 외교장관]
"(나토에 가입하려는) 후보국이 우리를 겨냥한 테러 단체를 지원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습니다."

최근 러시아산 원유 금수 등 유럽연합(EU)의 대 러시아 제재에 반대한 헝가리도 변수로 떠올랐습니다.

이 틈새를 다시 러시아가 파고 들었습니다.

나토 가입 발표 이틀 만에 핀란드에 천연 가스 공급을 중단하며 자원 보복에 나섰습니다.

친러 국가인 벨라루스와 카자흐스탄 등과 군사·경제 협력 네트워크 구축을 꾀하며 반 나토 전선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이상준 / 국민대 유라시아학 교수]
"흑해에서의 긴장관계가 발트해까지 확장 되는 그런 모양새를 띄게 될 것입니다."

유럽의 안보 지형이 얽히고설킨 이해관계에 따라 분화되고 있습니다.

채널A 뉴스 김재혁입니다.

영상취재 : 한효준
영상편집 : 차태윤


김재혁 기자 winkj@donga.com

Free Traffic Exchange